[홍순경씨 가족 어디로]미국행 희망…加·比등 거론

  • 입력 1999년 3월 24일 19시 14분


전 태국주재 북한대사관 과학기술참사관 홍순경씨 일가는 어디로 갈 것인가. 홍씨의 차남 원명씨가 23일(현지시간) 부모와 재회한 뒤에 북한행 의사를 더 이상 내비치지 않아 이들의 행로가 더욱 주목된다.

서울과 태국 방콕의 외교소식통들은 홍씨 일가가 북한으로 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태국 외무장관도 ‘납치사건 수사가 끝날때까지’라는 단서를 붙이긴 했지만 원명씨를 북한측에 넘기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또한 홍씨 부부가 제삼국행을 원하는 데다 태국주재 북한대사관원 추방령에 따라 현지에서 홍씨 가족에게 북한행을 종용할 만한 북한측의 영향력도 크게 줄었다.

북한에 대한 태국정부의 단호한 태도도 홍씨 일가의 북한행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옹 아르트 클람파이분 태국 외무장관 보좌관은 23일 현지 iTV와 가진 회견에서 “원명씨가 북한귀환을 원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홍씨 부부가 태국 외무부의 보호를 받기 시작한 10일 이후 ‘타이라스’‘마티천’ 등 태국 신문들은 홍씨가 미국행을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신문들은 호주 캐나다 필리핀 등도 홍씨 일가의 행선지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홍씨 부부가 선뜻 한국행을 선택하지 못하는 것은 장남이 북한에 남아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태국 외무부는 시간을 두고 홍씨 일가의 자유의사를 확인한 뒤에 행선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태국 외무부는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실과 협의한 뒤에 홍씨 일가를 제삼국이나 이탈리아 로마의 유엔난민보호소에 보낼 것으로 보인다.

〈권기태기자·방콕연합〉kk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