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공습]밀로셰비치, 中-러 지원업고 정당성 역설

《실제 전쟁은 군인들이 하지만 최종 결단은 각국 지도자가 내린다. 이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신유고 공습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등 NATO회원국 지도자들의 결심에 의해 시작됐다. 공격을 받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신유고 대통령도 대응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관련국 지도자들을 통해 공격과 방어, 그리고 관련 제삼자의 입장을 조망해본다.》

▼ 방어자: 밀로셰비치 대통령 ▼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신유고연방 대통령은 24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공습이 시작된 후 TV연설을 통해 “우리의 명분은 옳다. 미국 등의 부당한 군사적 압력에 굴복하지 말고 끝까지 싸우자”고 말했다.

NATO군에 비해 군사력이 크게 떨어지는데도 밀로셰비치 대통령은 왜 이렇게 나오는가. 그는 코소보자치주 문제는 국내문제이며 자치는 인정해도 NATO 평화유지군의 주둔은 주권과 민족적 자존심을 해치는 것이라며 거부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이 이번 공습을 반대하는 것도 그에게는 힘이 되고 있다.

그는 이번 공습이 유엔안보리 등의 승인없이 강행돼 공습명분이 약하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또 NATO군이 지상군은 투입하지 않을 예정이어서 공습으로 큰 피해를 보더라도 완전한 굴복은 피할 수 있다는 계산도 가진 듯하다. 무력충돌이 장기화하면 자신들의 주장을 약간은 관철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밀로셰비치 대통령은 이를 바탕으로 통치기반을 오히려 강화하려는 것 같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