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대통령은 27일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유고연방에 대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 공습의 정당성을 역설하면서 ‘코소보의 안네 프랑크’ 아도나(16)가 동갑내기 미국 소년 피네간 하밀에게 보낸 E메일을 인용했다.
클린턴대통령이 인용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세르비아 군인들이 마을을 공격했어. 발코니에 앉아 편지를 쓰는 바로 이 시간 옷가방을 들고 달려가는 사람들이 보이는구나. 총소리도 들려. 이웃 마을은 포위돼 있지. 전기가 들어오는 한 E메일을 계속 보낼거야.”
이 편지는 NATO군의 공습이 시작되기 직전에 띄운 것.
그러나 이 편지 이후 아도나의 E메일은 끊겼다. 그녀가 피란갔는지, 아니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네덜란드에 살던 유태인 소녀 안네 프랑크의 일기를 연상케 하는 아도나의 E메일에는 전쟁의 한 복판에 서있는 한 소녀의 불안한 심리와 알바니아계가 겪고 있는 비극이 짙게 배어있다.
클린턴대통령은 “NATO군의 공습이 개시된 이후 세르비아군이 무장도 하지 않은 남자와 여자, 어린이들에게 계속 공격하고 있다”면서 “이는 우리가 더욱 진군해야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승호기자·워싱턴AP연합〉tige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