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유고 공습을 놓고 아랍을 중심으로 한 이슬람권이 고민에 빠졌다.
많은 이슬람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미국에 적대적이지만 유고군이 이슬람교를 믿는 코소보주 알바니아계 주민에 대한 ‘인종 청소’를 자행하고 있어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이란은 28일 “NATO군의 공습은 불법적인 것이며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비난하면서도 “코소보 이슬람교도에 대한 유고의 인권침해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슬람국가들이 더 이상 코소보 이슬람교도에 대한 인권유린을 방관해서는 안된다”며 “이슬람회의기구(OIC) 의장국인 이란은 이슬람교도의 권리를 지키기위해 어떤 조치도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슬람권은 아직까지는 아무런 행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95년 보스니아 내전 당시 이슬람교도의 희생이 잇따르자 많은 외국의 이슬람교도가 성금을 보내거나 자국 정부에 이슬람교도 탄압 종식을 위해 보다 강경한 조치를 취하도록 압력을 가한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이집트 카이로의 한 이슬람학자는 “코소보 사태를 지켜보면서 이슬람권은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반면 이라크 리비아 알제리는 코소보 이슬람교도에 대한 지원을 호소하기보다는 NATO군의 공습을 비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친미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의 언론들은 이라크의 이같은 태도를 비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