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공습]美·러 新냉전 우려… 러함대 지중해 급파

  • 입력 1999년 4월 1일 19시 47분


러시아함대 출동준비
러시아함대 출동준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유고공습에 반대하는 러시아가 흑해함대 소속 군함들을 지중해에 보내기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결정해 미국이 이에 항의하는 등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긴장이 조성되면서 신(新)냉전 체제 도래에 대한 우려마저 싹트고 있다.

31일 NATO군은 유고 수도 베오그라드 중심부 세르비아 특수부대 본부까지 폭격했으나 유고 인근 마케도니아에 주둔하던 제임스 스톤, 스티븐 곤살레스, 앤드루 러미레스 등 미군 장교 2명과 사병 1명이 이날밤 정찰도중 유고 세르비아군에 붙잡혀 발칸반도 전쟁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미군 포로가 발생했다. 세르비아 TV는 이들 3명의 회견 장면을 1일 방영했다.

발칸전쟁 종식을 위해 중재에 나섰다가 실패한 러시아는 자국안보를 위해 흑해함대 소속 군함들을 지중해에 보내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러시아의 함대파견은 NATO를 압박하기 위한 ‘무력시위’로 풀이되지만 지중해는 미군 함대가 주둔중인 아드리아해에 인접해 미―러 양국이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형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터키는 3일부터 8일까지 러시아 군함 8척이 보스포루스해협과 다르다넬스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밝혔다.

31일 러시아 하원은 보리스 옐친 대통령에게 군 전력강화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3백35대 2의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으며 아나톨리 크바시닌 러시아 군총참모장은 러시아 안보가 위협받으면 핵무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미국은 31일 러시아 함대의 지중해배치가슬로보단밀로셰비치 유고대통령에 대한 지지로 오해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공식 항의서한을 러시아 정부에 보냈다.

미국은 또 25일자로 유고와 외교관계를 단절한 데 이어 30일에는 워싱턴 주재 유고 대사관과 대사관저를 접수했다고 31일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의 이같은 강경입장과는 달리 하비에르 솔라나 NATO사무총장은 유고가 난민학살을 중단하는 등 NATO의 요구를 부분 수용해도 공습을 중단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고 영국의 더 타임스지가 보도했다.

루돌프 샤르핑 독일 국방장관은 △유고군과 특수부대가 코소보에서 즉각 철수하고 △난민들이 국제사회의 감시 아래 복귀해야 한다는 두 가지 조건을 전제로 하는 휴전안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도 NATO회원국들이 휴전을 위한 입장을 마련중이라며 발칸반도의 새로운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국제평화회의 개최를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발칸전쟁을 해결하기 위해 밀로셰비치대통령에게 특사를 보내기로 했다고 교황청이 31일 밝혔다.〈브뤼셀·워싱턴·모스크바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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