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上海)시 정부는 지난달 31일 미국의 AT&T사와 통신 및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합자회사를 설립키로 합의하고 이날 윌리엄 데일리 미 상무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계약을 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은 합자회사의 지분 35%를 처음 5년간 AT&T사 등 외국투자자들에게 할애하고 그 후에 통신시장 개방을 점차 확대키로 했다.
통신시장 개방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간에 의견이 팽팽히 맞서왔던 분야. 미국은 그동안 미국이 채택하고 있는 부호분할 다중접속(CDMA)방식을 중국이 채택할 것을 요구하는 등 미국의 중국 통신시장 참여를 강하게 주장했다.
반면 중국은 이 방식이 현재 중국이 사용하고 있는 GSM시스템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시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데일리 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미중간의 이견은 거의 해소됐다.
데일리 장관은 31일 주룽지(朱鎔基)총리와 회담한 직후 “미중간의 협상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이미 중대한 진전이 있었다”고 발표했으며 주총리도 “중국이 CDMA방식을 채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통신시장은 해마다 급성장해 왔으며 잠재력도 엄청나다. 98년말 현재 중국의 전화보급률은 10.64%로 85년 1.11%에 비해 13년만에 거의 10배로 성장했다. 중국의 통신시장이 개방되면 CDMA응용기술에 강한 한국기업들의 중국진출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중국은 현재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23개 도시로 국한된 외국은행 영업지점 설립을 중국 전역의 모든 중심도시에서 설립할 수 있도록 완화해 금융시장 개방도 확대했다.
중국인민은행은 최근 미국 뉴욕은행의 상하이 대표처를 지점으로 승격시키도록 승인했으며 일본 미쓰비시은행 선전(深?)지점이 위안화를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중국의 통신시장 일부 개방과 금융시장 개방 확대는 중국이 연내에 국제통화기금(IMF)에 가입하기 위해 미국에 크게 양보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