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상군 파병」힘 실린다…美언론 잇단「투입」언급

  • 입력 1999년 4월 2일 19시 13분


유고에 미국 지상군이 투입될 것인가.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1일에도 “유고측의 미군 생포에도 불구하고 세르비아에 대한 공습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군 파병 가능성을 거듭 배제한 것이다.

그러나 11일째 공습에도 불구하고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대통령의 태도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 코소보주(州) 알바니아계 주민에 대한 학살과 추방도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마케도니아에서 유엔평화유지활동을 하던 미군 3명이 생포됐다. 이런 제반 상황이 지상군 파병 논의에 불을 붙였다.

급기야 웨슬리 클라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 총사령관이 1일 ‘공습의 한계’에 대해 언급했다. 2일자 미국 주요 신문들도 지상군 투입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국 신문들은 ‘공격병력’이 아니라 ‘보호병력’으로서 지상군 투입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지는 미국과 NATO가 코소보에 알바니아계 보호령(Protectorate)을 만들어 피란민 19만명을 돌려보낸 뒤에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상군을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보호령은 국가와 자치주의 중간쯤에 해당한다. 방위는 국제사회에 의존한다.

이 신문은 공습으로 코소보 내 세르비아 군대를 물리치거나 무력화한 뒤에 지상군을 투입할 공산이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전과 같은 인명손실도, 전쟁의 장기화도 피하고 싶은 미국의 고민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공습으로 코소보에서 세르비아 병력을 몰아내거나 무력화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지는 미 육군 최정예 경보병 부대인 82 공수단의 투입 가능성을 점쳤다. 3천∼4천명의 경보병을 2,3일 안에 마케도니아로 급파한 뒤에 차량을 통해 코소보에 진입시켜 알바니아계 안전지대를 확보한다는 것.

이어 유고군의 저항에 대비해 독일에 주둔중인 1기갑 사단 또는 1기계화 사단을 투입하는 계획이 검토되고 있다는 것이다. 탱크전도 상정(想定)하는 것이다.

NATO는 만약 지상군을 투입한다면 10만∼20만명 규모가 필요하다고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 전문가들은 7만5천명만으로도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정도의 병력을 배치하려면 수개월이 걸려 유고의 ‘인종청소’를 저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공수단 투입이 검토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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