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아계「신분 말살」…개인기록 모두 폐기

  • 입력 1999년 4월 2일 19시 24분


요즈음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대통령의 가슴 속에는 무슨 생각이 들어있을까.

밀로셰비치는 미군 포로 3명을 군사재판에 회부하기로 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한 압박카드로 계속 쓰겠다는 뜻일 것이다.

밀로셰비치는 유고연방 몬테네그로공화국의 2군단 사령관을 전격교체하고 자기 측근을 그 자리에 심었다. 친(親)서방 태도를 취해 온 몬테네그로 정부를 전복하려 한다고 미국은 분석했다.

특히 밀로셰비치는 NATO군 공습에 일부 굴복하더라도 코소보주에서 알바니아계가 더 이상 다수를 차지하지도, 심지어 공동체를 유지하지도 못하게 하려는 것 같다고 NATO는 보고 있다.

NATO는 그렇게 보는 근거로 △유고 당국이 알바니아계 주민들을 조직적으로 축출하고 △그 곳에 세르비아계 주민을 이주시키며 △알바니아계의 개인기록을 말살하고 △알바니아계 지도자들을 학살해 구심점을 없애려 한다고 밝혔다.

제이미 셰어 NATO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유고 당국이 알바니아계 주민들의 결혼증명 출생증명 재산기록 금융자료 등을 없애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신분 말살’을 통해 코소보 주민들의 과거를 지우고 공동체의식을 없애 역사를 새로 쓰겠다는 기도라고 그는 말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