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군이 탱크를 앞세우고 들이닥쳐 마을 주민들을 한 곳에 모았다. 유고군은 여자들에게는 추방명령을 내렸으나 남자들은 큰 방에 가둬놓고 무차별로 총을 쏘았다. 그들은 ‘어디 한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에게 살려달라고 해보지’라고 말했다.”
얼굴에는 화상을 입고 손에는 붕대를 감은 크라스니키는 계속 말했다.
“유고군은 알바니아계 주민들의 시체를 짚으로 덮고 기름을 뿌린 뒤 불을 질렀다. 나는 총에 맞아 죽은 척하고 있다가 유고군이 기름을 가지러 간 사이에 도망쳤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