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자는 4일 마하티르 모하메드 총리 축출을 주장하며 국민정의당(NJP)을 창당하고 당수에 취임했다. 그는 이날 3천여명의 군중 앞에서 “말레이시아를 압박으로부터 구해 내기 위해 모든 정파와 재야단체가 뭉쳐야 한다”며 “우리 당은 정권교체의 대의를 위해 사욕을 버릴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아지자는 안과병원 인턴으로 일하던 80년 마하티르 친척의 병문안을 온 안와르와 우연히 만나 연분을 맺었다. 아지자는 늘 하얀 터번을 두르고 다니는 온건파 이슬람교도.
그러나 지난해 9월 남편이 부패와 동성애 등 치욕적인 혐의로 구속되자 “남편의 신념을 이어받겠다”며 정치에 뛰어들었다. 안와르가 구속된 직후에는 “남편이 조사를 받던 중 에이즈 균을 주사 맞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대담하게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발언으로 조사를 받은 뒤부터는 과격한 선동을 삼가고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부부가 모두 구속될 수도 있기 때문. 그렇게 되면 ‘남편의 신념’도 물거품이 될지 모른다. 아지자는 전문직 출신답게 인터넷을 통한 대중 홍보에 역점을 두고 있다. 안와르에 대한 판결은 14일 내려진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