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빌 클린턴 대통령은 5일(이하 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유고가 코소보지역에서 알바니아계 주민을 완전히 몰아낸 뒤 휴전을 선언하는 것이 이번 사태의 끝이 될 수는 없다”면서 “우리는 승리할 때까지 중단없이 사정없는 공습을 계속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국은 유고가 코소보지역에서 벌이고 있는 ‘인종청소’의 속도로 보아 곧 일방적인 휴전발표가 있을 수도 있다고 예상, 2일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다른 회원국들과 대책을 숙의해왔다. 이같은 사전대비 덕분인지 영국 프랑스 등 주요 NATO 회원국들도 유고의 휴전발표에도 불구하고 공습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은 유화적인 제스처로 NATO 회원국들을 분열시키려는 유고의 시도를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은 코소보지역에서 유고 군경(軍警)의 철수 등 4가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공습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2, 3일 안에 2만명의 코소보 난민들을 쿠바섬의 관타나모 기지에 있는 임시수용소로 수송하는 작전을 시작한다.
6일에는 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과 미 의회 대표단이 NATO 회원국과의 협의를 위해 NATO군 사령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로 떠났다. 대표단의 일원인 이케 스켈톤 하원의원(민주)은 “지상군 투입이 권고할 만한 제안이 될 것인지 여부를 포함해 폭넓은 대처방안을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유고의 일방적인 휴전발표가 지난 2주일간의 공습이 효과를 거두었다는 구체적 징후일 수도 있다며 고무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알바니아계 코소보해방군(KLA)에 대한 유고의 공격을 중지시킴으로써 ‘1단계 항복’을 받아낸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부 미 행정부 관리들은 유고의 휴전선언이 끝이 안보이던 발칸전쟁의 마무리(Endgame)를 머릿속에 그려볼 만한 단초를 제공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앨 고어 미 부통령은 6일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러시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이 받아들일 만한 협상자세를 보이도록 유고에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미국도 협상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