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트 이집트대통령 방한]南北 중재역할 주목

  • 입력 1999년 4월 8일 19시 33분


모하메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대통령(71)의 방한은 남북관계라는 측면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이집트는 친 북한 노선을 취해온 중동지역과 비동맹권의 ‘전략적 요충지’. 따라서 이번 무바라크대통령의 방한이 그동안의 친 북한 노선에서 남북 간 등거리 외교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무바라크대통령은 부통령과 대통령 재임기간 중 네 차례나 북한을 방문한 친 북한 성향 인물. 그의 북한 방문은 73년 3차 중동전 때, 북한이 전투기 조종사를 지원해준 데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 ‘김일성(金日成)이 살아있는 한 한국과의 수교는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던 이집트는 김일성의 사망 직후인 지난 95년에야 한국과 대사급 외교관계를 맺었다.

무바라크대통령의 방한은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중동지역과 비동맹권의 지지기반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특히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개인적 교분이 두터운 인물. 또 그가 올해 안에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어 정부측이 그에게 거는 남북한 간 중재역할에 대한 기대가 각별한 것이다.

무바라크대통령은 81년 대통령에 선출된 뒤 18년째 이집트를 통치해왔다. 그는 전임자인 나세르의 친 사회주의 노선과 사다트의 친 서방노선과 구별되는 중립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하면서 중동지역과 비동맹권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