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령 비웃는 베레조프스키 前CIS사무총장

  • 입력 1999년 4월 9일 19시 54분


“나에 대한 체포영장이 떨어진 이유는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반대세력이 득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전독립국가연합(CIS)사무총장은 7일 러시아 검찰이 자신을 체포하려는 데 대해 “나의 혐의는 모두 잘못된 것이며 영장의 배후에는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총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베레조프스키는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프리마코프는 소련제국을 재건하려 한다”며 “그는 공산주의자보다 더 위험한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나는 프리마코프 정도는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내주 중 러시아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검찰은 6일 베레조프스키에 대한 사전영장을 발부했다. 옐친의 맏사위 발레리 오쿨로프가 사장인 아에로플로트 항공사의 수익금 일부를 그가 불법적인 돈세탁을 통해 스위스 유령회사 계좌로 빼돌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베레조프스키는 자신을 제거하기 위한 프리마코프의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다.

베레조프스키는 러시아 정계와 재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산업금융그룹 총수를 지칭하는 올리가르히(과두지배세력)의 대표주자. 프리마코프와 앙숙인 그는 지난달 옐친에 의해 CIS사무총장직에서 해임됐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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