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본능은 아버지 영향』…도쿄공대등 연구팀발표

  • 입력 1999년 4월 10일 08시 59분


모성본능은 어머니와 아버지, 어느쪽으로부터 받는가. 어머니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아버지쪽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도쿄공대 이시노 후미토시(石野史敏·분자생물학)조교수와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이같은 연구결과를 9일 미국의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포유류는 어머니(암컷)와 아버지(수컷)로부터 각각 유전자를 받아 양쪽의 특징을 모두 갖게 된다. 그러나 유전자 가운데는 한쪽만의 영향을 받는 것이 있다. 이시노교수는 그런 독특한 유전자중 수컷으로부터만 받는 ‘페그3’유전자를 발견했던 장본인.

이시노교수는 이번에는 이 유전자의 역할을 알아보기 위해 이 유전자를 없앤 수컷쥐를 보통의 암컷과 교배시켰다. 그 사이에서 태어난 쥐는 암수컷을 막론하고 페그3의 유전자를 갖지 않는다.

새로 태어난 암컷과 수컷쥐는 처음에는 정상적으로 보였으나 성장하면서 암컷쥐에서 이상이 발견됐다. 교미와 출산은 보통쥐처럼 하지만 집을 만든다거나 젖을 주는 등 새끼를 기르기 위한 행동은 일절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이 낳은 새끼는 곧 죽고 말았다.

이런 연구결과를 토대로 이시노교수는 페크3유전자를 ‘새끼양육 유전자’라고 결론지었다. 모성본능을 일으키는 유전자는 암컷에서 받는 것이 아니라 수컷에서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시노교수는 “동물의 세계는 그렇다 하더라도 사람의 자녀양육은 한가지 유전자로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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