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류는 어머니(암컷)와 아버지(수컷)로부터 각각 유전자를 받아 양쪽의 특징을 모두 갖게 된다. 그러나 유전자 가운데는 한쪽만의 영향을 받는 것이 있다. 이시노교수는 그런 독특한 유전자중 수컷으로부터만 받는 ‘페그3’유전자를 발견했던 장본인.
이시노교수는 이번에는 이 유전자의 역할을 알아보기 위해 이 유전자를 없앤 수컷쥐를 보통의 암컷과 교배시켰다. 그 사이에서 태어난 쥐는 암수컷을 막론하고 페그3의 유전자를 갖지 않는다.
새로 태어난 암컷과 수컷쥐는 처음에는 정상적으로 보였으나 성장하면서 암컷쥐에서 이상이 발견됐다. 교미와 출산은 보통쥐처럼 하지만 집을 만든다거나 젖을 주는 등 새끼를 기르기 위한 행동은 일절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이 낳은 새끼는 곧 죽고 말았다.
이런 연구결과를 토대로 이시노교수는 페크3유전자를 ‘새끼양육 유전자’라고 결론지었다. 모성본능을 일으키는 유전자는 암컷에서 받는 것이 아니라 수컷에서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시노교수는 “동물의 세계는 그렇다 하더라도 사람의 자녀양육은 한가지 유전자로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