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여왕 방한]인사동-하회마을등 귀빈맞이 채비

  • 입력 1999년 4월 15일 19시 46분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과 부군인 필립공의 한국방문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여왕부부가 방문하는 곳의 손님맞이 준비도 한층 바빠졌다. 방한기간 중 공식행사를 제외하고 여왕부부가 방문하는 곳은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산업현장과 ‘한국적인 곳’이 그것으로 여왕부부의 관심사를 반영한다. 산업현장 중에서도 고부가가치 첨단미래산업현장에 대한 여왕의 관심이 각별하다.‘한국적인 곳’은 서민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선호하나 꼭 예스러운 곳만 찾지는 않는다. 여왕의 민주적이고 현대적인 취향이 느껴진다. 여왕 방한과 관련한 이모저모를 특집으로 엮어봤다.》

“여왕께선 있는 그대로 보고싶다고 한다지만 저희들 마음이야 어디 그렇습니까. 귀한 손님이 행여 불편한 마음으로 돌아가지나 않을까 마음졸이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이 방한기간 중 찾게 될 서울 미동초등학교 이화여대 인사동거리 그리고 경북 안동 하회마을 봉정사 안동농산물도매시장 관계자들은 갈수록 설레는 마음보다는 조심스러운 마음이 앞선다고 말했다.

…올해로 개교 1백3년을 맞은 미동초등학교 체육관은 요즘 기합소리가 드높다. 19일 여왕에게 멋진 태권도 시범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여왕 내외는 시범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한 뒤 수업도 참관할 예정이다.

이화여대는 여왕이 인삼에 관심이 많다는 영국대사관측의 조언에 따라 20일 방문하는 여왕에게 생약학과의 이상국(李相國)교수와 학생들이 ‘인삼 성분분석 실험’을 해 보일 예정이다. 실습실 등의 계단에는 방문객의 안전을 고려해 미끄럼 방지용 테이프도 붙여두었다.

인사동 주민들은 소박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여왕의 취향을 감안해 있는 그대로의 인사동을 보여줄 계획이다. 여왕 방문에 대비해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것은 △청사초롱을 좌우 가로변에 달고 양국 국기 게양 △한국 토종꽃을 화분에 담아 가로변 장식 △가로등에 달린 스피커를 통해 민요 등 전통음악 방송 △업소주인과 직원들 한복입기 정도. 여왕은 필방 도자기가게 한복점 등도 둘러보게 된다.

…안동시 풍산면 하회리 일대 풍산(豊山) 류(柳)씨 집성촌인 하회마을은 초가와 기와집 등 전통가옥 1백15가구가 84년 중요민속자료 제122호로 지정됐을 정도로 한국주거 문화의 ‘과거’가 완벽하게 보존된 곳이다.

21일 여왕 방문을 앞두고 안동시는 인위적인 시설물은 설치하지 않고 주변 청소와 가옥 보수작업만 하고 있다. 자판기나 공중전화부스 등 마을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현대적인 시설물을 옮기고 낡은 가옥의 담과 기와지붕 등을 정비 중이다.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의 촬영장소로 이용될 만큼 한국전통 사찰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봉정사(鳳停寺)는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 천등산(天燈山)기슭에 자리잡은 사찰로 신라 문무왕 12년(672년) 의상(義湘)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려 공민왕(1363년) 때 중수된 한국 최고의 목조건물인 극락전(極樂殿·국보 제15호)과 조선시대에 건축된 대웅전(大雄殿·보물 제55호), 고려때 세운 3층석탑 등이 있어 고려와 조선시대 건축양식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봉정사도 대웅전 지붕보수와 일주문 앞 도로정비 등 손님맞이 준비에 분주하다.

안동시 풍산읍 노리에 있는 현대식 농산물 유통센터인 농산물도매시장에선 경북 북부지역에서 생산되는 과일과 채소류의 경매가 이뤄진다. 여왕은 이곳에서 농산물 경매가 이뤄지는 장면을 지켜보고 농민들과 대화도 나눌 예정이다.

〈윤상호기자·안동〓정용균기자〉jyk061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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