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여왕 방한]동아일보와 영국/문화교류 큰몫

  • 입력 1999년 4월 15일 19시 46분


한영관계는 동아일보사를 통해 더욱 가까워졌다. 특히 문화예술교류 분야에서 그랬다.

79년 9월 동아일보사의 초청으로 이루어진 세계 정상의 오페라단인 영국 로열오페라단의 내한 공연은 당시 우리 문화계에 획기적인 일이었다. 이 오페라단의 오케스트라 전단원과 합창단 무용단 등 3백20명이 출연하는 초대형 무대는 극동지역에선 처음이었기 때문. 절찬리에 공연을 마친 로열오페라단은 돌아가는 길에 일본에 들러 한국을 극찬해 일본 언론으로부터 ‘3백20명의 한국사절’이라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그 후에도 동아일보 주최로 로열발레단, 런던심포니, 런던필하모니교향악단, 런던 셰익스피어그룹 연극단, 영국BBC교향악단 등의 내한공연이 줄을 이었다. 84년 9월에는 한영수교 1백주년 기념 국제세미나가 동아일보와 고려대 공동주최로 열리기도 했다.

이처럼 양국간 활발한 문화예술교류는54년창립된한영협회(Korean―British Society)의 공로도 컸다. 이 협회의 초대 회장은 고 윤보선(尹潽善)대통령이었고 제2대 회장은 고 장택상(張澤相)국무총리였다. 65년 제5대 회장으로 취임한 고 일민 김상만(一民 金相万)동아일보명예회장은 78년까지 13년간 협회를 이끌며 양국 문화예술교류를 한층 활성화시켰다. 일민선생은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명예종신회장으로서 양국간 우호증진의 가교역을 맡았다.

이같은 공로로 일민선생은 81년 11월27일 영국의 명예기사(KBE·Knight Commander Of The British Empire) 작위를 받았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이었다.

일민선생은 당시 작위수여식에서 “이 영예는 비록 저 개인에게 주어진 것이긴 하지만 한영관계의 돈독함을 보여주는 징표이며 민족의 대변지로 형극의 길을 걸어온 동아일보에 주어진 인정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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