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자 인민일보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의 솔직하고 우호적인 대화를 통해 건설적인 성과를 거두었다”며 “세계무역기구(WTO)가입 협상에서도 중대한 진전이 있었다”고 전했다.
주총리는 13일 뉴욕경제클럽에서 가진 강연회에서 중국의 WTO가입협상에 대해 “미국의 일부 인사들은 협상이 95% 성사됐다고 하지만 나는 99% 완료됐다고 본다”며 “앞으로 2주내에 타결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주총리 방미의 최대 현안이었던 중국의 WTO가입협상이 방미기간중에 타결되지 않음에 따라 이에 관한 미중(美中)협상이 이달 하순 중국 베이징에서 재개될 예정이다. 여기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으면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다시 협상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방미에 앞서 주총리는 그동안 미중 양국간의 주된 쟁점이었던 통신 및 금융서비스 분야의 개방을 확대키로 했고 방미기간중에는 감귤류 육류 소맥 등 농산물 분야의 일부 개방을 수용했다. WTO가입협상의 장애물을 상당부분 제거한 것이다.
나아가 주총리는 2000년까지 수입상품 관세를 개발도상국 평균인 15% 수준으로 내릴 것이며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10% 수준까지 인하할 것이라고 방미기간중에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도 선진국의 부담을 얼마간 져야 한다고 주장해 중국측 입장과는 아직 거리가 있다. 특히 중국의 인권상황과 미국 핵기술 절취의혹 등에 대한 미국 의회의 비판기류는 여전하다. 중국의 WTO가입협상이 진척됐는데도 그렇지 않은 것처럼 클린턴측이 발표한 것도 의회의 기류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럼에도 ‘줄 것은 주고 할 말은 다하는’ 주총리의 당당하고 유연한 외교스타일이 적잖은 미국인들에게 중국의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준 것 또한 사실이다. 주총리는 미국인들이 이제까지 알았던 중국 지도자들과는 달랐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