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 대한항공 007기가 구소련 공군기의 미사일공격으로 피격됐고 87년에는 미얀마 안다만 해상에서 대한항공 858기가 폭탄테러로 폭발 추락한 적은 있으나 모두 여객기였고 화물기가 추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상적으로 항공기가 이륙직후 폭발로 인해 추락하는 경우는 엔진이 폭발했을 경우가 90%이상이라는 것이 항공전문가들의 설명. 물론 이번의 경우 폭발음이 있은후 추락했다는 목격자의 이야기 등을 토대로 추정할 경우 폭탄테러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추락 화물기의 정확한 사고원인은 화물기 잔해를 수거해 정밀조사를 거친 뒤에야 어느 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엔진 폭발〓테러 가능성을 제외하고 기계공학적 측면에서 보면 엔진폭발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폭발 원인은 비행중인 비행기 엔진에 이물질이 들어가는 경우(FOD)와 균열 등에 의해 엔진날개깃이 부러지는 등 엔진 내부 부품 결함으로 생기는 경우(IOD) 두가지가 있다. FOD의 대표적인 사례는 새가 엔진으로 뛰어들거나 엔진의 자체결함으로 폭발이 일어나는 경우다.
엔진은 흡입구―팬―압축기―연소실―터빈실―배출구로 구성된다. 만약 새 등 이물질이 흡입구를 통해 압축기까지 들어오면 압축기에 15단으로 설치된 날개디스크(날개가 촘촘히 달린 원판으로 공기를 압축하는 역할을 한다)가 깨지면서 폭발하게 된다.
건설교통부 이우종항공안전과장은 “사고기가 62.3t의 화물을 싣고 이륙한지 2분만에 사고가 났다면 3천∼4천피트 정도의 고도도 미처 올라가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만약 FOD로 사고가 생겼다면 천재지변에 해당해 항공사의 과실은 전혀 없는 것으로 처리되나 IOD일 경우 대부분 정비과실일 경우가 많다.
▽화물 폭발〓비행기에 적재된 화물중 폭발물이 실렸을 경우다. 이 경우 화물칸에 실린 폭발물이 터지면 전기선과 연료선이 타버리고 조종이 어려워지면서 비행기가 추락하게 된다는 것.
대표적인 경우가 87년11월29일 북한 공작원인 김현희에 의해 발생했던 대한항공기 폭발사고다. 이번 사고기는 모두 최대 98.4t까지 실을 수 있는 화물기였으며 사고때 62.3t 가량이 적재돼 있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