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화물기 폭발추락]『사고機 건설노동자숙소 돌진』

  • 입력 1999년 4월 16일 06시 53분


15일 대한항공 소속 KE6316 화물기가 추락한 중국 상하이시 민항구(閔行區) 신주앙진(辛莊鎭) 현장은 처참했다. 화물기 추락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는 목격자들의 진술이 엇갈렸다. 추락현장은 농촌이지만 한창 공사가 진행중인 도시개발지역으로 인근에는 건설공사 노동자의 숙소도 있었다.

◇추락 상황

○…사고 비행기는 상하이 훙차오(虹橋)공항을 이륙한 직후 4천5백m 상공까지 올라갔으나 1천m 상공에서부터 갑자기 급강하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추락과 함께 비행기의 꼬리 부분이 4백m 가량이나 날아갔으며 이 바람에 6,7개의 건물이 파손됐다.

사고 비행기에 실려 있던 62.3t의 화물과 비행기 파편은 인근 1천㎡ 지역에 산산이 흩어졌다. 비행기 추락지점에는 직경 20여m의 구덩이가 파였다.

귀가길에 사고현장 부근을 지난 대학생 원니(18)는 “엄청난 폭발음을 듣고 사고현장으로 갔으나 연기가 자욱해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다”며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비행기가 하늘에서 폭발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많은 목격자들은 비행기가 공중폭발했다고 전했으나 현지 병원관계자들과 일부 목격자들은 사고 비행기 조종사가 7층짜리 주거건물로 떨어지는 것을 피해 인근 공사지역으로 방향을 틀어 추락했다고 말했다.

주거 건물과 비행기가 추락한 공사지역은 불과 5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아슬아슬하게 대형 참사를 모면할 수 있었다는 것.

민항지역 소방서의 한 직원도 “비행기는 지상으로 곤두박질치면서 건설 노동자들의 숙소로 돌진해 곧바로 폭발했다”며 “비행기 폭발로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있던 자동차 유리창까지 깨졌다”고 전했다.

◇피해 상황

○…이날 중국측 사망자 가운데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던 7세 어린이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남녀 각 1명은 비행기 파편에 맞아 부상한 뒤 인근 민항중원병원으로 실려갔으나 곧 숨졌다.

사고 현장에 있던 노동자들에 따르면 비행기가 폭발하면서 인근 건물의 유리창이 깨지는 바람에 다친 사람도 많다.

민항중원병원의 한 의사는 “이 병원에는 37명이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나 모두 부상이 심각한 상태”라며 “부상자의 대부분은 공사판에서 일하던 계절 노동자들”이라고 밝혔다.

◇현장 구조

○…비가 내려 진화작업은 30여분만에 끝났으나 검은 연기는 초저녁까지 계속 피어올랐다. 현장 부근에서는 심각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상하이 당국은 즉각 3백여명의 소방원과 1백여명의 경찰을 투입해 현장을 통제했다.

그러나 현장 구조대원들은 한국인 승무원 3명의 시체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상하이〓이종환특파원·외신종합연합〉ljhzi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