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초왕국」유고 국민, 담배공장 피폭 『발동동』

  • 입력 1999년 4월 16일 20시 22분


“난 고기 없이는 살 수 있지만 담배 없이는 살 수 없어요.”

안젤라라는 이름의 유고 여성은 15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공습 이후 담배를 구하기가 어려워져 고통이 심하다고 말했다. 유고는 인구당 골초의 비율이 세계 최고수준인 ‘골초왕국’.

NATO군이 담배공장을 공격, 담배공급이 급격히 주는 바람에 유고의 골초들이 담배를 구하기 위해 혈안이 돼있다.

베오그라드 시내의 거의 모든 신문가판대와 담배가게들은 공습이후 ‘담배없음’이라는 표지를 붙여 놓았다.

한 가게 주인은 “담배를 찾는 손님에게 하루에 수백번씩 ‘없다’고 대답하는데 지쳤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적들이 우리가 골초라는 사실을 알고 담배공장을 일부러 부쉈다”면서 “이는 심리전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NATO군은 5일 유고 남부도시 브란예에 있는 DIV와 동남부 니스 소재 DIN 등 2개 담배공장을 폭격했다.

심지어 칼라슈니코프 소총의 탄환과 담배의 직경이 7.62㎜로 같은 점을 들며 담배공장이 실탄공장으로 바뀔 것을 우려해 NATO군이 담배공장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는 유고인도 있다.

유고 당국은 그동안 미국산을 비롯한 외국산 담배밀수를 묵인했으나 공습이 시작되자 밀수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베오그라드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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