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보 전문 통신사인 미국의 블룸버그는 12일 자사 이름을 빌려 엉터리 정보를 인터넷에 흘려 주가를 조작, 이익을 챙긴 ‘작전세력’ 5명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7일 인터넷상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토스틴의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페이게인테크놀러지가 이스라엘 ECI텔레콤을 인수한다는 소식을 블룸버그가 전했다’고 띄웠다.
16일 밝혀진 범인은 통신장비제조업체의 25세 컴퓨터기술자였다. 여하튼 그럴듯한 소식에 일반투자자들이 앞다퉈 주식을 매입, 주가는 32%가 올랐다. 곧 엉터리 정보임이 밝혀지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순진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본 만큼 작전세력은 그사이 엄청난 시세차익을 챙겼다.
인터넷을 이용한 주식사기는 대개 M&A정보를 그럴싸하게 포장해 띄우거나 자신이 갖고 있는 주식을 우량주식으로 추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작년 5월 증권전문가를 자처한 스티븐 킹은 미드랜드사의 주가전망을 자신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올렸다. 현재 주가는 96센트이지만 호재(好材)가 많아 76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주가는 며칠만에 2.02달러로 치솟았고 킹은 이때를 놓칠세라 보유주를 팔아 17만달러(약2억원)를 챙겼다.
지난해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적발된 한 인터넷사기단은 코스타리카의 코코넛농장 두 곳이 미국 슈퍼체인과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속여 시세차익을 얻었다.
또 설립한지 얼마되지 않아 제품판매 실적이 거의 없는 회사를 주식시가가 3억5천만달러에 이르는 우량회사로 꾸민 허위정보를 인터넷상에 흘리기도 했다.
95년이후 미국에서 적발된 66건의 인터넷 주식사기는 대부분 98년에 발생했으며 올들어 급증하고 있다.
상원 증권사기 조사소위원회 위원장인 수잔 콜린즈 상원의원은 지난달 “올들어 접수되고 있는 증권사기피해사례는 매일 2백∼3백건에 이르며 이중 70%가 인터넷 사기”라고 밝혔다.
인터넷이 가진 강력한 전파력과 저비용, 익명성이 신종사기를 낳고 있는 것이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