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사태]나토 反戰지도자들, 공습 주도 변신

  • 입력 1999년 4월 19일 19시 19분


2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창설 50주년 기념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주요국 지도자들의 상당수가 묘하게도 냉전 당시 반전주의 전사들이어서 화제다.

이들의 반전주의 신념이 바뀐 것일까, 아니면 세상이 바뀐 것일까.

18일 미 뉴욕타임스지는 주요국 지도자들의 반전주의 성향을 상세히 소개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베트남전 참전에 반대해 징집을 기피한 전력이 있으며,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는 80년 5월 유럽 전역에 걸쳐 좌파가 집결하는 구심점을 제공한 반핵 운동의 중심인물이었다.

영국의 로빈 쿡 외무장관은 80년대 좌파 평화주의 운동의 중심인물로 미 관리들이 그의 임명에 우려를 제기할 정도였다. 그러나 현재는 NATO의 공습작전을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단짝으로 변신했다.

프랑스 지도자의 변신도 눈에 띈다. 프랑스는 샤를 드 골 전대통령의 ‘명예로운 고립정책’ 이후 NATO와 거리를 둬왔으나 이번에는 미국인인 웨슬리 클라크 NATO 유럽연합군 총사령관의 지휘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91년 걸프전에 반대했던 마시모 달레마 이탈리아 총리도 이번에는 이탈리아의 공군기지를 유고 공습을 위한 NATO의 발진기지로 내주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중도 또는 중도좌파 성향이 강한 유럽의 NATO 회원국 지도자들이 이처럼 전쟁을 선호하는 듯한 경향을 보이는 것은 이들이 인종청소 등 반인륜적 범죄는 전쟁을 해서라도 저지해야 한다는 신념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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