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벚꽃이 화사하게 핀 완연한 봄날씨 속에서 치러진 환영식에 참석한 여왕은 하늘색 투피스에 모자를 써 한층 우아한 모습이었다.
양국 정상은 양국 국가가 연주된 뒤 3군의장대와 취타대를 사열하고 양측에 도열한 한국측 환영인사, 영국 공식수행원과 일일이 악수했다.
여왕의 부군인 에든버러공(통상 필립공으로 지칭)은 여왕을 뒤따르면서 한국측 환영인사들에게 얘기를 건네고 김중권(金重權)대통령비서실장의 가슴에 달려 있는 비표를 만지며 한동안 살펴보는 등 유머러스한 태도를 보였다.
양국 정상은 주한 영국초등학교생 31명, 한국측 초등학교생 46명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차례로 인사를 한 뒤 오픈카를 타고 본관으로 향했다. 여왕은 본관까지 가는 동안 의장대의 전통의상에 관심이 많은 듯 손으로 가리키며 김대통령에게 시종 질문을 했다.
○ …본관에 도착한 양국 정상은 방명록에 서명하고 기념촬영을 한 뒤 2층 접견실에 마련된 정상환담장으로 이동해 30여분 간 환담을 나눴다.
환담장에서 김대통령은 여왕에게 “오늘은 우리 한국사람들에게 아주 축복된 날”이라며 “한영 국교수립 1백여년 만에 처음으로 여왕폐하가 오시고 이를 환영하듯 봄날씨마저 화창해 이중으로 기쁘다”고 환영인사를 했다.
김대통령은 또 필립공에게도 “85년에 이어 두번째 한국을 방문하시는데 첫번째보다 훨씬 행복한 방문이 되기를 바란다”고 인사했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