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여왕 서울첫날 표정]태권도시범 초등생에 키스

  • 입력 1999년 4월 19일 19시 35분


국립묘지 방문
국립묘지 방문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은 부군인 필립공과 함께 19일 특별기편으로 서울공항에 도착해 3박4일 간의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 …청와대에서 한영 정상환담을 마친 여왕 내외는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미동초등학교(교장 이성희·李星喜)를 방문, 이 학교 태권도부의 태권도시범을 관람.

이 학교 태권도부의 태권도시범은 86년 서울아시아경기, 88년 서울올림픽 식전행사와 지난해 10월 건군 50주년 기념행사에서 군 특전사 장병들과 함께 시연을 했을 정도의 수준급.

오후 4시15분경 40여명의 수행원들과 함께 학교에 도착한 여왕 내외는 학생들이 ‘유니언잭(영국국기)’을 흔들며 환영하는 가운데 유인종(劉仁鍾)서울시교육감과 김상현(金相賢)국민회의의원, 이성희교장의 안내로 강당으로 이동.

‘여왕의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는 대형 현수막이 무대중앙에 내걸린 강당에서 이 학교 태권도시범단 60명이 10여분동안 공격과 방어 기본동작 및 음악에 맞춘 태권체조, 자유대련, 격파 등의 고난도 시범을 잇따라 보이자 여왕 내외는 시종 감탄을 금치 못하는 표정.

특히 두께 1㎝의 판자 7개를 한꺼번에 격파하고 8∼10명을 뛰어넘어 고공에서 판자를 격파하는 시범 등이 이어지자 여왕 일행은 박수를 치며 격려.

○ …태권도시범이 끝나자 여왕은 5분 정도 시범을 보인 학생들과 담소를 나눈 뒤 주장인 홍진훈군(13·6년)과 지의정양(11·4년)으로부터 환영꽃다발을 증정 받자 이들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추기도.미동초등학교는 여왕의 방한일정이 확정된 지난달초부터 2∼6학년생 가운데 태권도 유단자 60명을 엄선, 매일 방과 후 1∼3시간씩 연습을 해왔다는 후문. 이 학교는 1896년 고종황제의 칙령에 따라 한성공립소학교라는 이름으로 한성부구내(현 강북삼성병원)에 개교한 이후 1908년 현재의 위치로 옮겼다.

○…여왕 내외는 이날 오후2시반 서울공항에 도착해 최상덕(崔尙德)외교통상부 의전장과 스티븐 브라운 주한영국대사의 기내 영접을 받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트랩을 내려왔다.

여왕 내외가 공항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3군군악대의 팡파르가 울려퍼지면서 1883년 한영수교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영국 국가원수를 환영하는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여왕 내외는 5분남짓 진행된 환영행사를 마친 뒤 곧바로 대기하고 있던 대우 체어맨 승용차에 탑승해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로 직행했다.

○…오후3시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 도착한 여왕 부부는 최응조(崔應祚)국립현충원장의 인사를 받은 뒤 수행원들과 현충문에서 현충탑까지 50m 정도 되는 회랑을 천천히 걸어갔다.

엄숙한 모습의 여왕과는 달리 ‘영국신사의 전형’답게 말쑥한 검은색 정장차림의 필립공은 현충탑까지 걸어가는 동안 의장대와 주변 환경을 둘러보는 여유있는 표정.

여왕 내외는 현충탑에 헌화와 분향을 한 뒤 진혼곡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묵념을 마치고 다시 현충문으로 내려와 미리 준비된 방명록에 차례로 서명하는 것으로 10여분 간에 걸친 행사를 마쳤다.

○ …태권도시범 관람이 끝난 뒤 숙소인 하얏트 호텔에 도착한 여왕 내외는 주한 영연방국가 대사들과 기념 촬영을 했다.

여왕부부는 이어 이 호텔 2층 튤립룸에 대기하고 있던 런던 홍콩 도쿄 및 서울주재 외신기자 및 국내기자 등 70여명과 비공식 간담회를 가지며 방한 첫날 일정을 끝냈다.

〈정연욱·윤상호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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