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미사일개발]한국 사거리 180km 제한풀기 주력

  • 입력 1999년 4월 21일 20시 07분


「미사일 주권」을 둘러싸고 95년부터 협상을 벌여온 한미 양국은 지난해 8월의 북한 대포동 미사일 충격이후 급속히 의견 접근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한미 양국 정부가 아직 공식발표는 하지 않고 있지만 지난해 8월 ‘한미 비확산협의’와 올 1월 제30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를 계기로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를 3백㎞로 늘린다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한 상태.

한국은 1백80㎞로 묶인 미사일 사거리를 국제기구인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서 허용하는 수준인 3백㎞까지는 허용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고 미국도 여기엔 큰 이견을 달지 않는 입장이다.

문제는 미국이 △연구―개발―생산―배치 등 미사일 개발의 모든 과정을 공개하고 △3백㎞이상은 연구도 하지 않으며 △민간 로켓기술도 투명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있다.

한국은 79년 순수기술로 개발한 ‘백곰’미사일을 80년대 후반에 사거리 1백80㎞의 ‘현무’로 개량하는 과정에서 미국요구에 따라 ‘미사일 사거리를 1백80㎞로 제한하겠다’고 약속했다.

사거리 1백80㎞의 미사일은 휴전선에서 쏘면 평양에도 못미치지만 3백㎞는 평안북도 신의주까지 사정권에 두기 때문에 군사전략적 의미가 크게 다르다.

반면에 북한의 미사일 개발속도는 한국보다 훨씬 빠르고 수준도 높다. 76년 이집트로부터 소련제 스커드B 미사일을 도입한 뒤 중국의 기술지원을 받으며 독자적인 미사일 개발에 착수한 것.

84년과 86년에 각각 스커드B(2백34㎞)와 스커드C(5백㎞)를 개발한 북한은 93년 노동1호(1천3백㎞)시험발사에 성공한데 이어 지난해 8월 1천7백㎞이상의 대포동1호를 발사했다.

북한이 개발을 추진중인 대포동2,3호는 사거리 5천5백㎞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수준에 이를 것으로 미국은 분석하고 있다.

미일 양국이 적의 미사일 공격을 인공위성 등으로 사전에 탐지해 선제공격하거나 공중요격하는 전역미사일방어체제(TMD)를 공동으로 추진중인 것도 북한 미사일을 핵과 함께 동북아의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꼽기 때문이다.

미국은 TMD구상에 한국이 참여하고 비용도 분담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나 한국은 면적이 적은 한반도 특성상 짧은 시간에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기가 힘들고 경제상황도 어렵다며 거부의사를 밝혀왔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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