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중동평화문제가 내달 17일 이스라엘 총선과 맞물리면서 양측의 분위기는 더욱 강경해졌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5월4일 일방적으로 독립을 선포하겠다고 선언했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그럴 경우 요르단강 서안을 병합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네타냐후총리는 총선공약으로 △팔레스타인의 일방적 독립 반대 △동예루살렘 반환불가 △골란고원 반환불가 등 3불(不)정책을 내세웠다. 특히 네타냐후총리는 22일 예루살렘에 있는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대표사무소 폐쇄를 지시해 PLO측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이에 비해 야당인 노동당의 에후드 바락 당수는 “중동평화 문제를 협상으로 풀어야 한다”는 좀더 유연한 입장이다. 지금 선거판도는 백중세다.
팔레스타인 독립과 동예루살렘 반환 여부 등은 중동의 판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사안이어서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이달초 아라파트 수반과 만나 독립선포를 1년정도 늦추도록 요청했다. 클린턴대통령은 네타냐후총리에게도 넉달째 중단된 요르단강 서안의 군대철수를 재개하라고 요구했다.
아라파트는 유럽 아시아 러시아 등 20여개국을 돌며 독립국 선포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지지를 호소했으나 상대국들의 반응은 신중론이 많았다. 이스라엘도 유럽 미국 등지로 특사를 파견하는 등 외교적으로 맞섰다.
아라파트는 27일 PLO 중앙위원회를 소집해 독립국 선포문제에 대한 최종결론을 낼 예정이다. 아라파트는 독립국 선포를 연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일방적인 독립국 선포는 이스라엘 총선에서 강경파인 네타냐후를 유리하게 만들 가능성이 큰 데다 국제사회의 기류도 연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와 골란고원 반환을 둘러싼 이스라엘―시리아간 중동평화협상은 이스라엘 총선이후에 다시 가닥을 잡아갈 것으로 보인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