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96세로 대학에 입학, 일본 최고령 대학생이 된 우타가와 도요쿠니(歌川豊國·사진)가 전하는 겸손의 말이다.
일본의 언론들은 증손자뻘 수험생들과 겨룬 끝에 명문 사립 긴키(近畿)대 법학부(야간)에 당당히 합격한 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줄곧 붓을 잡아온 풍속화가로 꽤 유명하다.
그러나 80세가 넘자 문득 지금껏 살아온 세계가 좁다고 느껴졌다.
그때 무상함을 달래줬던 것이 바로 중고교 교과서. 새로운 배움의 세계에 접한 그는 젊음을 되찾은 느낌이었다. 결혼75주년인 96년 오사카(大阪)모모타니(桃谷)고교 야간과정에 입학, 3년과정을 마치고 나서 대학에 진학한 것.
“모든 것이 재미있어 한눈팔 틈이 없습니다.”
고교시절 축제나 소풍에도 빠지지 않았다. 요즘은 대학강의실의 맨 앞자리는 그의 지정석이다.
병석에 있는 부인(93)의 간병과 식사준비 세탁 등을 손수 한 다음 저녁이면 30분가량 걸어서 대학에 간다.
“졸업을 하면 1백세가 되지만 내친 김에 대학원에 진학해 박사학위까지 받아볼까 합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