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O는 23일 정상회의에서 유고에 대한 해상 유류공급을 봉쇄키로 결의했다. NATO 회원국 국방장관들은 웨슬리 클라크 NATO군 최고사령관에게 아드리아해에서 유고행 선박에 승선해 ‘방문 수색’하는 세부계획을 수립해 27일까지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이집트를 방문중인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3일 “NATO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석유를 계속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유고사태 담당 러시아 대통령특사는 24일 “해상봉쇄나 공습은 잘못된 것이며 그런 조치로 코소보 사태가 해결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체르노미르딘은 NATO 회원국 정상들과 유고사태 해결방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우리가 만일 협상을 통한 사태해결 방안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쉽게 3차대전에 휩쓸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NATO관계자들은 해상봉쇄가 모든 선박의 유고행을 저지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선박의 화물 목록을 검색하고 화물을 조사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고는 2백만 배럴이 넘는 연간 석유수입량의 대부분을 러시아로부터 몬테네그로 공화국 항구들을 통해 받아들이고 있다. 러시아가 대(對)유고 석유공급을 계속하려 한다면 NATO와의 충돌이 불가피해진다.
NATO 회원국중 독일과 루마니아는 해상봉쇄에 참여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만약 유고행 선박이 사찰받기를 원하지 않으면 NATO군은 선박을 압류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선박사찰은 매우 예민한 문제이며 이는 법적으로 전쟁행위”라고 N
ATO결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24일 기자회견에서 NATO의 석유금수조치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선박이 아드리아해로 진입한다면 군사력을 사용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만 말했다. 클린턴대통령이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말을 하지 않은 것은 러시아에 대한 경고의 뜻이라고 외신들을 풀이했다. NATO가 유고행 선박의 해상봉쇄를 강행한다면 62년 10월 ‘쿠바 위기’ 이후 서방과 러시아간 최악의 대결이 될지도 모른다. ‘쿠바 위기’는 구소련이 쿠바에 핵미사일 기지를 설치하려 하자 미국이 쿠바행 선박을 해상봉쇄해 촉발됐다.〈구자룡기자·외신종합연합〉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