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정상회담 합의]域外지역 분쟁 군사개입 길터

  • 입력 1999년 4월 25일 19시 38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19개 회원국 정상들은 23,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NATO 창설 50주년 기념 정상회의에서 △21세기 NATO의 역할 △코소보 사태 △신규 회원국 가입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해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정상들은 특히 24일 회의에서 새로운 ‘전략개념(Strategic Concept)’을 도입해 NATO 영역 이외 지역에서도 분쟁이나 테러, 대량파괴무기의 개발 등을 억제하기 위해 군사행동이 가능하도록 NATO의 역할을 확대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NATO가 회원국이 아닌 다른 지역의 분쟁에 개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정상들은 러시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구소련 위성국가들을 새 회원국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문호개방 원칙에도 합의했다.

역할과 영역 두 가지 측면에서 이루어진 NATO의 확대방안은 앞으로 NATO가 ‘제2의 유엔’으로 격상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NATO의 새 전략개념은 향후 50년간 영역을 넘어선 갈등을 해결하고 테러와 대량파괴무기로부터 회원국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유엔의 권위를 침해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함에 따라 정상들은 유엔안보리가 국제평화와 안정유지에 1차적 책임이 있다는 조항을 합의문에 삽입했다.

이에 따라 49년 창설이후 회원국이 침략을 받을 경우 나머지 회원국들이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방어적 개념의 집단안보전략을 추구해온 NATO가 앞으로 공세적 또는 예방적인 국제경찰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회원국의 분포상 NATO가 유럽의 분쟁과 갈등해결에 주력하기는 하겠지만 이론상으로는 미국과 유럽의 사활적 이해관계가 걸린 중동지역, 테러와 대량파괴무기 확산억제를 명분으로 이란 이라크는 물론 북한을 상대로 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근거도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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