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 잇단 유화발언…어디까지 양보할지 관심

  • 입력 1999년 4월 27일 19시 56분


유고는 결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맹폭을 견디지 못하고 물러설 것인가.

유고 부총리 두 명이 25, 26일 잇따라 협상안을 제시하면서 유고가 협상을 통해 코소보사태를 해결하려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특히 두 안 모두 코소보에 외국군 주둔을 허용할 수 없다는 기존입장을 수정한 것이어서 유고가 상당한 양보를 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부크 드라스코비치 부총리는 25일 “지도부는 더 이상 국민을 속이지 말라”고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을 하면서 코소보내 유엔군주둔을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발언이후 유고 지도층 내부의 갈등설이 나돌자 26일 “나의 발언은 유고정부의 공식입장”이라고 강조했다.

7,8개국으로 구성된 평화유지군 주둔을 수용하겠다는 조란 릴리치 부총리의 26일 발언은 훨씬 구체적이다.

밀로셰비치가 과거 여러 차례 약속을 어겼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의 협상안도 밀로셰비치의 ‘치고 빠지기 전술’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한달 이상 NATO군의 공습이 계속되면서 밀로셰비치가 더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 절박한 마음에서 양보안을 제시했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유고경제는 이미 20년 이상 후퇴할 정도로 거덜났다.

이에 따라 밀로셰비치가 양보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 어디인지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6일 밀로셰비치가 러시아측에 △유엔이 지휘하는 외국군의 코소보 주둔 허용 △코소보내 유고군을 작년 10월이전 수준으로 감축(4만명→2만2천5백명) 등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바노프 장관은 “미국이 이스라엘을 어찌할 수 없듯이 러시아도 유고에 더 이상을 요구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윤양섭·권기태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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