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 미군포로 석방]공습 중단-협상유도 고육책

  • 입력 1999년 5월 2일 21시 11분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대통령이 화해 제스처를 계속하고 있다. 밀로셰비치는 유엔 평화유지군의 코소보 주둔을 조건부로 수용하더니 2일에는 미군포로 3명을 석방했다. 아울러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에게 새로운 평화안을 제의했다.

미군포로 석방은 미국에 대한 증오심으로 가득찬 대다수 유고국민의 감정과는 어긋나는 것. 그럼에도 포로를 석방한 것은 어떻게든 공습을 중단시키고 사태를 협상국면으로 되돌리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두달 이상의 공습으로 유고의 군사력은 초토화됐고 경제는 빈사상태에 빠졌다.

미국은 포로석방에도 불구하고 공습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화해 제스처를 끝내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밀로셰비치는 판단했는 지도 모른다.

또한 밀로셰비치는 포로석방으로 국제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꾸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내부의 균열을 유도하고 미국 내에 반전 무드를 일으키려 했을 수도 있다. 밀로셰비치는 1일 제시 잭슨 목사에게 “서방 언론들이 나를 사탄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불평했다. 유고 관영 언론들도 2일 미군포로 석방 소식과 함께 NATO군의 오폭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를 대대적으로 보도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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