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지에 따르면 1일 밀로셰비치의 전격적인 포로 석방 방침 발표에 유고의 일부 고위관리들도 놀라면서 포로석방은 ‘정치적 위험’을 무릅쓴 것이라고 말했다.
유고 외무부 관계자는 “제시 잭슨 목사가 밀로셰비치대통령을 만나고 간 후 대통령궁에서 포로 석방을 위한 최종 회의가 열렸다”고 밝혔다. 밀로셰비치는 1일 잭슨 목사와 3시간 반 가량 대화하면서도 포로 석방에 대한 분명한 언질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밀로셰비치는 핵심측근들만 참석한 별도의 회의에서 고심 끝에 포로 석방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지에 따르면 밀로셰비치는 서방언론이 자신을 ‘인종청소의 주범’ ‘악마’ 등으로 묘사하는 데 대한 부담감을 크게 느꼈던 것 같다. 밀로셰비치는 NATO군의 공습, 그리고 자신을 ‘사탄’으로 묘사하는 서방언론과 2개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잭슨에게 호소했다.
뉴욕타임스는 포로석방을 통해 밀로셰비치가 NATO회원국의 국민여론에 직접 호소하려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포로석방 대응을 둘러싼 NATO 내부의 분열을 유도하고 미국의회의 대(對)유고 강경무드를 완화시키려 했을 수도 있다.
밀로셰비치는 유엔평화유지군의 코소보 주둔을 조건부로 수용한 데 이어 미군포로를 석방했다. 밀로셰비치는 이런 일련의 화해 제스처를 통해 NATO 공습을 차츰 중단시키고 사태를 협상국면으로 되돌리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인다. 2개월 이상의 공습으로 유고의 군사력은 초토화되고 경제도 빈사상태에 빠졌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