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빌 클린턴 대통령 등 미 행정부와 NATO사령부는 유고 공습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포로 석방을 이끌어낸 제시 잭슨 목사와 공화당의 트랜트 로트 상원 원내총무를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2일 NATO의 일시 공습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잭슨 목사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의 외교적 노력에 화답해야 한다”며 밀로셰비치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이 만나 사태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트 의원도 “지금은 평화적 노력에 기회를 줄 때”라며 정치적 해결을 주장했다.
미 정계에서 공습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 미국민의 공습지지 분위기가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된다. AFP통신은 이날 “잭슨 목사와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손을 잡고 기도하는 사진이 언론을 통해 보도돼 공습을 지지하는 여론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석방된 미군 포로들이 귀국해 유고측에 조금이나마 유리한 발언을 하게 되면 공습반대 여론이 크게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NATO사령부와 미 정부는 아직까지 유고 공습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제이미 셰어 NATO대변인은 이날 “잭슨 목사의 노력을 치하하지만 밀로셰비치는 포로 석방에 대해 어떠한 대가도 얻지 못할 것”이라며 공습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대통령도 이날 미군 포로 석방을 환영하면서도 “유고 정부의 정책 때문에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1백만명의 코소보난민이 안전하게 귀환할 때까지 공습을 계속할 것”을 재확인했다.
결국 NATO지도부와 미국은 유고가 유고군의 코소보 철수 등 앞서 제시한 국제사회의 요구를 모두 수용해야 공습을 중단할 수 있다는 원칙에서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실 NATO로서는 지금 공습을 중단할 경우 “NATO의 개입이 아무런 성과없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비난을 피할 수가 없다.
포로 석방이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유화적 이미지를 부각시켜 미국 내 반전 무드를 조성할 것을 우려, 미 정부가 강경대응을 계속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 뉴욕타임스는 2일 사설에서 “포로 석방으로 비롯된 화해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외교적 해결이 조속히 이뤄지지 않는 한 공습은 쉽게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