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 訪北 김정일 만날까?]「포괄적 접근案」 관건

  • 입력 1999년 5월 4일 19시 33분


포괄적 접근방안을 들고 이달 중 방북(訪北)할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을 만날 수 있을까.

페리조정관의 방북을 앞두고 진행 중인 북―미(北―美)간 비공개협상에서도 이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정부당국자들은 김위원장이 페리조정관을 만나든 만나지 않든 북한측은 페리조정관이 방북하기 전 이에 대한 확답은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자들은 가장 큰 이유로 김위원장이 외부인사와의 접촉을 꺼리는 점을 꼽는다. 그는 김일성(金日成)주석 사망으로 권력을 완전히 승계한 이후에도 외빈을 직접 접촉한 적이 거의 없다. 또 설사 면담을 결심하더라도 이를 사전 통보하지 않는 게 북측의 관례다.

지난해 금강산 개발사업을 협의하기 위해 방북했던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명예회장도 사전에 김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는 어떠한 언질도 받지 못했으나 김위원장이 사전예고 없이, 그것도 야밤에 불쑥 정명예회장의 숙소를 찾아와 면담이 이뤄졌었다. 한 정부당국자는 “페리조정관이 북측 고위인사에게 포괄적 접근방안을 제시하면 김위원장이 이를 보고받고 페리조정관 면담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미일 3국의 입장에서는 페리조정관의 김위원장 면담이 어떻게든 성사되기를 바란다. 그래야만 김위원장에게 3국의 의지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고 향후 진행될 포괄협상에도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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