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단 美-日 주가『올 여름이 고비』

  • 입력 1999년 5월 9일 18시 22분


미국과 일본의 증시가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일본이 주가를 얼마나 회복할지, 미국 증시는 언제까지 팽창할 지가 세계금융계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과열기미가 있는 미국주가가 과연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본 증시의 향방도 여기에 달려 있다. 전문가들은 향방을 가를 시점을 올 여름으로 보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

다우존스 공업평균지수는 7일에도 84.77포인트 오르면서 11,031.59로 마감됐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다보니 뉴스가 안될 정도지만 역시 이날도 사상 최고기록이었다.

미 노동부가 이날 “4월에 23만4천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졌다”고 발표한 덕분이었다.

다우존스지수는 올들어 20.1%가량 올랐다. 이는 98년 한해 동안의 상승률인 16.1%를 이미 넘어선 수치. 3월29일 10,000을 돌파한 다우존스지수는 한달여만인 3일 11,000선을 넘어섰다.

현재 미국에서는 8년째 호황이 지속되고 있으나 인플레는 없다. 모든 지표가 청신호다. 이 때문에 전통 경제이론에서 설득력을 얻었던 경기순환론은 이제 별 의미가 없다는 ‘신경제론’이 나오기도 한다.

문제는 있다. 인플레에 대한 우려와 이에 따른 금리조정 가능성이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6일 이에 대해 “물가가 일시적으로라도 뛰게 되면 급격히 인플레가 진행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경제의 근본법칙은 변하지 않았다”며 신경제론에 일침을 놓기도 했다.

뱅크원코퍼레이션의 분석가 다이앤 스웡크는 “긴축을 위한 정지작업이 시작됐으며 그 시기는 아마 내년 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가상승을 주도하는 인터넷관련 주가가 ‘거품’이라는 지적도 확산되고 있어 뉴욕증시가 마냥 장밋빛만은 아닌 셈이다.

★일본 도쿄증시★

닛케이(日經)평균주가가 6일 17,300엔대로 올라선 것은 중요한 상징적 의미가 있다.

이는 본격적 금융불안의 신호탄이었던 야마이치(山一)증권 도산(97년 11월) 직전의 수준이다. 17,000엔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해 3월중순 이후 약 1년 2개월만이다.

일본의 주가상승은 실물경기와 자금면에서 모두 파란불이 켜졌기 때문.

국내경기는 본격적인 회복국면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미 바닥을 쳤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업의 잇단 구조조정 발표도 호재다. 일본은행의 초저금리정책으로 갈 곳을 잃은 여유자금도 증시로 몰렸다.

대형은행에 대한 공공기금 투입으로 금융기관 파산가능성이 낮아지고 미국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외국인들도 일본증시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일본증시에는 기대와 불안이 함께 자리잡고 있다. 닛케이주가가 18,000엔대까지 상승하겠지만 그 뒤로는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경기회복 여부가 변수. 닛코(日興)리서치센터 미야케 가즈히로(三宅一弘)연구원은 “정부가 정책으로 경기회복을 받치고 있는 동안에 민간주도로 경기회복의 실마리가 잡힐 것인지에 추가상승 여부가 달려있다”고 지적한다.

〈허승호기자·도쿄〓권순활특파원〉tige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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