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주가를 얼마나 회복할지, 미국 증시는 언제까지 팽창할 지가 세계금융계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과열기미가 있는 미국주가가 과연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본 증시의 향방도 여기에 달려 있다. 전문가들은 향방을 가를 시점을 올 여름으로 보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
다우존스 공업평균지수는 7일에도 84.77포인트 오르면서 11,031.59로 마감됐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다보니 뉴스가 안될 정도지만 역시 이날도 사상 최고기록이었다.
미 노동부가 이날 “4월에 23만4천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졌다”고 발표한 덕분이었다.
다우존스지수는 올들어 20.1%가량 올랐다. 이는 98년 한해 동안의 상승률인 16.1%를 이미 넘어선 수치. 3월29일 10,000을 돌파한 다우존스지수는 한달여만인 3일 11,000선을 넘어섰다.
현재 미국에서는 8년째 호황이 지속되고 있으나 인플레는 없다. 모든 지표가 청신호다. 이 때문에 전통 경제이론에서 설득력을 얻었던 경기순환론은 이제 별 의미가 없다는 ‘신경제론’이 나오기도 한다.
문제는 있다. 인플레에 대한 우려와 이에 따른 금리조정 가능성이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6일 이에 대해 “물가가 일시적으로라도 뛰게 되면 급격히 인플레가 진행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경제의 근본법칙은 변하지 않았다”며 신경제론에 일침을 놓기도 했다.
뱅크원코퍼레이션의 분석가 다이앤 스웡크는 “긴축을 위한 정지작업이 시작됐으며 그 시기는 아마 내년 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가상승을 주도하는 인터넷관련 주가가 ‘거품’이라는 지적도 확산되고 있어 뉴욕증시가 마냥 장밋빛만은 아닌 셈이다.
★일본 도쿄증시★
닛케이(日經)평균주가가 6일 17,300엔대로 올라선 것은 중요한 상징적 의미가 있다.
이는 본격적 금융불안의 신호탄이었던 야마이치(山一)증권 도산(97년 11월) 직전의 수준이다. 17,000엔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해 3월중순 이후 약 1년 2개월만이다.
일본의 주가상승은 실물경기와 자금면에서 모두 파란불이 켜졌기 때문.
국내경기는 본격적인 회복국면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미 바닥을 쳤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업의 잇단 구조조정 발표도 호재다. 일본은행의 초저금리정책으로 갈 곳을 잃은 여유자금도 증시로 몰렸다.
대형은행에 대한 공공기금 투입으로 금융기관 파산가능성이 낮아지고 미국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외국인들도 일본증시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일본증시에는 기대와 불안이 함께 자리잡고 있다. 닛케이주가가 18,000엔대까지 상승하겠지만 그 뒤로는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경기회복 여부가 변수. 닛코(日興)리서치센터 미야케 가즈히로(三宅一弘)연구원은 “정부가 정책으로 경기회복을 받치고 있는 동안에 민간주도로 경기회복의 실마리가 잡힐 것인지에 추가상승 여부가 달려있다”고 지적한다.
〈허승호기자·도쿄〓권순활특파원〉tige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