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없는 전쟁 치르자』美 비살상무기 개발 박차

  • 입력 1999년 5월 11일 19시 45분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유고 공습에서 사용된 신형폭탄 ‘흑연 거미탄’은 유고 전역에 공급되는 전기의 70% 가량을 차단하는 큰 효과를 거두었지만 전기시설이나 사람들에게는 별다른 피해를 주지않았다.

미국 ABC 방송은 10일 이처럼 인명피해는 줄이면서도 적의 군사력을 약화시키는 ‘비(非)살상 무기’가 21세기 전쟁에서 빈번하게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미군이 현재 개발했거나 개발중인 비살상 무기의 종류는 다양하다. ‘거품고무탄’은 거품같은 고무성분을 뿌려 차량의 운행을 막고 적의 호흡을 곤란하게 한다. 섬광탄은 터지면서 강한 섬광을 내 병사들의 시각 기능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킨다.

악취탄은 시체 썩는 냄새 등을 퍼뜨려 적이 구토를 하게 하면서 동시에 죽음에 대한 공포를 더해 준다.

이밖에 강력한 접착력으로 사람 몸에 달라붙어 상당시간 움직일 수 없게 하는 거미줄망탄, 전자기파를 이용해 전자장비를 사용하는 차량의 운행이나 선박의 운항을 막는 방법 등도 비살상 무기에 속한다.

미 국방부는 산하에 비살상 무기개발단을 두고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ABC 방송은 NATO군이나 국제지상군이 코소보로 진주할 경우 비살상무기가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로스 앨라모스 국립연구소에서 무기개발을 담당하다 예편한 존 알렉산더는 “비살상무기는 유혈이 낭자한 전쟁장면을 TV를 통해 지켜본 국민이 미군개입 반대로 급선회하게 하는 이른바 ‘CNN효과’도 피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 비살상무기 개발단 책임자인 조지 펜튼 해병대 대령은 “우리는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으며 전쟁에 관한 전통적인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이라고 말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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