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의 14%를 차지하게 되자 총리후보들이 다투어 선심정책을 내놓는 등 구애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89년 구소련이 붕괴되면서 이스라엘에 정착한 이들은 그간 여러가지 차별을 받아왔다. 이민 초기에는 의사나 과학자, 음악가 출신이 일자리를 얻지 못해 창문닦이 페인트공 등 허드렛일을 해야 했다. 몸을 팔아야 했던 여성도 흔했다. 50,60년대 스페인 포르투갈 중동지역에서 이민온 유태인(세파딕)이 겪었던 어려움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민자가 늘면서 선거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후보들은 모두 이들에게 우대공약을 발표했다.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4월 예루살렘을 찾았을 때 후보들은 서로 먼저 그와 사진을 찍으려고 법석을 떨었다. 네타냐후총리가 최근 러시아와 군사교류를 확대하고 정부고위층이 자주 모스크바를 찾는 것도 구소련출신 이민자의 표와 관계가 깊다.
이민자들은 오랜 공산독재를 경험했기에 군인을 싫어하고 우익성향을 띠며 강한 지도력을 갖춘 후보를 선호한다. 이때문에 네타냐후는 ‘강한 지도자’란 이미지를 부각시키려 애쓰고 있다.
선거전초반 바락 진영은 러시아어로 된 전단을 만들지 않았다가 그후 곧바로 마련했다. 네타냐후 진영에서도 실수가 나왔다.
엘리 수이사 내무장관이 “구소련 출신 범죄자와 창녀를 뿌리뽑겠다”고 말했다가 곧 사과를 해야 했다. 네타냐후는 96년 선거에서 이민자들의 70%의 지지를 받았지만 이런 실수 때문에 50%의 지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