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녹색당 내 다수의견이 유고 공습을 반대할 경우 독일의 사민―녹색당 연합정권이 붕괴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연정에 참여중인 녹색당 출신 각료 3명 중 가장 영향력이 큰 요슈카 피셔 외무장관은 NATO군의 공습을 줄곧 지지해온 까닭에 당내 다수의견이 공습반대로 모아질 경우 더이상의 정권참여 명분을 상실하게 되기 때문이다.
13일 녹색당 대의원 8백18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특별당대회는 ‘공습 즉각 중단’을 요구하는 좌파세력과 ‘외교적 해결을 위한 공습 잠정 중지’안을 내놓은 온건 세력이 팽팽히 맞섰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피셔 외무장관은 표결에 앞서 흥분된 모습으로 “만일 공습을 즉각 중지하는 쪽으로 결정이 나면 장관직에서 즉시 물러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공습을 중지하면 더 많은 인명피해가 있을 것”이라며 공습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연설이 끝나자마자 ‘평화주의자’를 자처하는 일부 녹색당원들은 “녹색당은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원한다” “피셔는 거짓말쟁이” 등의 구호를 외치며 그를 비난했다.
피셔장관은 흥분한 일부 당원이 얼굴과 몸에 붉은 페인트와 산(酸)을 끼얹는 바람에 병원에 실려가 1시간 동안 치료를 받기도 했다.
투표를 통해 좌파의 ‘공습 즉각 중단’ 주장이 다수안이 될 경우 녹색당이 연정구성에서 탈퇴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의석분포는 게르하르트 슈뢰더총리가 이끄는 SPD가 2백98석, 녹색당은 47석, 자민당(FDP)이 43석이다.
야당인 기민―기사연합은 2백45석. 전체의석 6백69석의 과반에 못 미치는 SPD로서는 녹색당을 대신할 파트너로 FDP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