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이젠 화해해도…』…中내 美공관 내주 업무재개

  • 입력 1999년 5월 14일 19시 37분


유고의 수도 베오그라드주재 중국대사관에 대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오폭으로 악화됐던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진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계기는 리자오싱(李肇星)워싱턴주재 중국대사가 13일 중국인 희생자들에 대한 조문록을 갖고 백악관을 방문하는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리대사는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이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사과전화를 받을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백악관측은 전했다. 그동안 중국은 양국정상간 핫라인을 통해 사과전화를 하겠다는 미국의 요청을 거부해왔다.

클린턴대통령과 장주석의 전화통화가 성사되면 폭격에 대한 사과표시 뿐만 아니라 양국관계 개선을 위한 ‘전화회담’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 국무부는 자국민에 대한 중국 여행제한 권고조치를 13일자로 해제하고 잠정폐쇄됐던 중국내 미국 외교공관이 다음주 업무를 재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장쩌민 국가주석은 이날 베이징(北京)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대사관 폭격 희생자 추도식에서 “일치된 마음으로 경제실력을 쌓는데 온 힘을 쏟자”며 국민의 관심을 경제 등 국내문제로 돌렸다. 장주석은 분위기를 의식해 미국의 패권주의와 내정간섭을 비난하기는 했지만 “무엇보다도 혼란을 방지하고 사회안정을 도모해야 한다”며 국내정세 안정에 역점을 두었다.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중국이 대사관 오폭의 대응조치로 취한 미국과의 군사교류 중단을 철회,다음달부터 교류를 재개하자는 의사를 미측에 전달했으며 양국이 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의 중국방문 일정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양국 관계가 개선될 수 밖에 없으며 결국 시간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베이징·워싱턴〓이종환·홍은택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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