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총선에서 뽑힌 5백명의 국회의원(38명은 군부가 사실상 지명)과 대통령이 사실상 지명하는 지역 직능단체 대표 2백명으로 구성된 국민협의회에서 11월 선출된다. 대통령 당선을 위해서는 4백62명(총원 3분의2)이상의 지지가 필요하다.
과거 선거에는 골카르당과 ‘공식 야당’인 이슬람계 연합개발당, 기독교계 인도네시아 민주당만 참여했으나 이번 선거에는 무려 48개 정당이 뛰어들었다. 이번 총선에서는 ‘불침 항모’라던 집권 골카르당을 비롯, 어느 정당도 대통령당선을 위한 지지선을 확보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총선 후 종교 또는 인종에 따른 연합이 이뤄질 전망이다.
골카르당 중앙위는 14일 하비비 현 대통령을 차기 대선후보로 추대하는 한편 위란토 국방장관, 아크바르 탄중 골카르 당의장 등을 부통령 후보군(群)으로 남겨두었다. 골카르당은 지금까지 전국 지부를 가지고 있는 유일 정당이었으나 이번 총선에서는 고전이 예상된다. 수하르토 전대통령이 남긴 부패구조 청산을 제대로 못한 수구세력이란 여론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야당들은 21일 수하르토 하야 1주년을 맞아 골카르당의 개혁부진을 비판하는 대대적인 집회를 준비중이다.
애초 단명할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하비비는 정치범 석방, 정당창당 및 언론 자유 보장 등을 실시하며 차기 대선후보로 지명됐다. 하지만 개인적인 인기가 없으며 인도네시아 최대 섬인 자바출신이 아닌데다 장악력도 없어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간 워싱턴 포스트는 “과거 60∼70%였던 골카르당 지지도는 20%대에 머물고 있으며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가 이끄는 인도네시아 민주투쟁당, 아미엔 라이스의 국민수권당이 각기 30∼35% 지지도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골카르당은 농촌지역 지지를 확신하고 있지만 그나마도 최근 골카르당 집회에 돌과 빈병이 날아들고 있는 분위기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번 총선의 공정성 여부는 향후 대선까지 인도네시아 정국 분위기를 결정짓는 핵심요건이 될 전망이다. 군부가 중립을 선언하고 선거감시단이 출범했지만 대다수 외곽 지역의 행정을 군부가 관장하기 때문에 공정선거 여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고 외국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