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의가 특히 주목되는 것은 4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0.7%, 생산자물가도 0.5%의 급등세를 보였기 때문. 만약 이것이 뚜렷한 인플레 조짐으로 판단된다면 FRB는 과열된 경기를 냉각시키고 경제를 연착륙시키기 위해 금리인상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한 금융전문가는 “만약 FRB가 금리인상을 검토한다면 작년 11월17일 연 4.75%로 인하된 연방기금 금리가 대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의 물가동향이 불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18일 회의에서 금리인상이 결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헤지펀드인 키어셋매니지먼트의 수석분석가 찰스 크레인은 “FRB가 금리문제와 관련해 현재까지의 ‘중립’입장에서 ‘긴축’쪽으로 눈을 돌리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FRB가 인플레 조짐에 대해 공식경고하고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같은 전망이 설득력을 가지는 것은 최근 미국의 물가상승은 임금인상 등 구조적인 요인에 따른 것이 아니라 석유류 가격의 일시적 상승 탓이 크기 때문.
FRB가 인플레에 대해 경고만 한다 해도 미국과 세계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른바 ‘구두(口頭)개입’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 13, 14일 인플레율이 발표됐을 때도 미 주가는 폭락하고 미 국채 금리가 오르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한국 일본 유럽의 주가를 떨어뜨리고 수출을 감소시키며 경제회복도 지연시킨다.
미국은 인플레를 잡기 위해 ‘강한 달러’ 정책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강세는 미국의 수입물가를 떨어뜨려 물가 인플레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그러나 미국은 작년에도 2천3백억달러를 넘어설 만큼 무역적자가 심각해 강한 달러 처방을 함부로 쓸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언젠가는 ‘금리 카드’를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