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 김정일면담 가능성…클린턴 친서전달희망』

  • 입력 1999년 5월 21일 19시 27분


25일부터 28일까지 평양을 방문하는 윌리엄 페리 미국 대북정책조정관의 임무는 빌 클린턴 대통령의 친서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에게 전달하는 특사 성격을 띠게 될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94년 지미 카터 전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 바 있으나 이것은 당시 북한 김일성(金日成)주석의 초청에 따른 개인자격의 방북이어서 미국이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이같이 밝힌 뒤 “페리조정관이 북한측에 김정일위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며 북한측이 이에 대해 확답은 피했으나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면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한국정부의 한 소식통은 “페리조정관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백남순 외무상, 김용순 아태평화위위원장 등을 면담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나 김정일위원장과의 면담여부는 페리조정관이 방북한 후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페리조정관의 이번 방북 목적은 대북현안에 대한 교섭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한미일 3국의 대북권고안에 대한 북한측의 견해를 듣고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있다”며 “북한측의 견해는 마무리 단계에 있는 ‘페리보고서’에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미일 3국은 페리조정관이 방북일정을 마치고 한국에 오는 29일 서울에서 고위정책협의회를 열어 페리조정관의 방북결과에 대한 분석과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21일 “페리조정관이 클린턴 대통령의 친서를 김정일에게 개인적으로 전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북한 관리들은 면담이 성사될 가능성을 내비쳤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페리조정관이 북한측에 전달할 포괄적 협상안이 한국전쟁 휴전후 미국이 북한에 부과한 각종 제재를 점차적으로 해제하고 외교관계를 정상화하는 대가로 미사일개발과 수출을 포기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라고 보도했다.

〈윤영찬기자·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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