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가 태어난 곳은 현재 네팔 남쪽지방에 있는 작은 마을 룸비니. 이곳에는 석가모니가 출생 직후 목욕했던 연못 등 그와 관련된 여러가지 유적이 남아 있다.
룸비니를 예루살렘처럼 세계적인 종교 성지로 개발하자는 논의가 시작된 것은 60년대. 67년 불교신자였던 우 탄트 당시 유엔 사무총장이 이 곳을 찾으면서 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영국의 BBC방송은 네팔 국민의 86%가 힌두교를 믿고 있어 룸비니를 불교 성지로 단장하려는 계획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최근 전했다. 네팔정부는 78년에야 ‘룸비니 개발 재단’을 설립하고 성지개발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네팔 정부는 “룸비니에 대규모 박물관과 사원을 세우고 호텔과 식당을 유치해 7년안에 세계적인 불교 성지로 개발하겠다”고 큰소리쳤다.
그러나 21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공사가 지지부진해 별로 진척되지 않았다. 공사가 늦어지는 또다른 이유는 예산 부족. 네팔 정부가 룸비니개발을 위해 책정한 예산은 연간 1만5천달러(약 1천8백만원)에 불과하다.
전체 국민의 8∼9%를 차지하는 네팔의 불교도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개발담당자와 예산액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공사가 제대로 진전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