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공습 두달]베오그라드 시민들「지옥같은 삶」

  • 입력 1999년 5월 21일 19시 48분


공습 사이렌 소리에 서둘러 방공호로 대피하는 주민들, 폭격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텅빈 학교와 오가는 자동차가 없는 한산한 거리….

유고 수도 베오그라드의 현재 모습이다.

독일 DPA통신은 20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공습을 9주째 당하고 있는 베오그라드 시민들은 전쟁 전과는 전혀 다른 삶에 적응하고 있다”며 현지의 생생한 모습을 전했다.

베오그라드 시민들은 극심한 교통난을 겪고 있다. 버스와 택시는 물론 기차도 연료 부족으로 운행이 대부분 중단돼 시민들은 웬만큼 먼 거리가 아니면 걸어다닌다.

모든 학교가 두 달 가까이 폐쇄되었으며 아이들은 언제 폭격의 대상이 될지 모르는 집에서 두려움에 떨며 지내고 있다.

베오그라드 시민중 상당수는 공습을 피해 지방으로 떠나버려 베오그라드 거리와 상점은 한산하다. 부크 드라스코비치 전 유고 부총리는 “1백50만 시민중 40만명 이상이 도시를 떠났다”고 말했다.

대규모 공군기지가 있는 베오그라드 근교 바타예니카는 집중 폭격을 받고 있다. 이 곳은 계속된 폭탄(Bomb)세례 때문에 ‘봄베이(Bombay)’라는 별명을 얻었다. 역설적이나 공습 이후 좋아진 것도 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의 인터넷판은 최근 “공습 이후 베오그라드 시민들간 연대감이 생기고 범죄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전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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