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경제학자들『한국에 극동지역개발권 줘 차관갚자』

  • 입력 1999년 5월 23일 19시 58분


러시아 경제학자들이 극동지역 개발권 일부를 한국측에 넘겨주고 ‘농수산업 개발투자은행’을 설립해 이 지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 등에 융자해주는 방식으로 17억달러의 차관을 한국에 상환하는 방안을 마련해 러시아 정부에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부터 러시아 하바로프스크에서 열리고 있는 ‘극동지역 농수산개발세미나’에 참석중인 국제농업개발원 이병화(李秉華)원장은 러시아 경제학자들이 이같이 전해왔다고 23일 밝혔다.

이원장에 따르면 하바로프스크 기술종합대학 알렉산드르 주바레프 학장 등 세미나에 참석한 러시아 경제학자 23명은 ‘이 방안을 러시아 정부에 건의했으며 한―러정상회담(27∼30일) 개최 이전에 세르게이 스테파신 신임총리에게도 건의할 예정’이라고 알려왔다는 것.

러 경제학자들은 ‘이 방안이 실현되면 한국측은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농지(8백만㏊)와 초지(3백50만㏊)를 안정적인 식량공급기지로 확보하게 되고 러시아는 사할린 캄차카 지역 개발이 활성화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는 것.

이들은 또 이 사업이 러시아 극동지역에 거주하는 한국 동포는 물론 북한 주민에게도 일자리를 마련해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는 이에 앞서 전투기 또는 잠수함으로 차관을 대체상환하는 방안을 우리 정부에 제의한 바 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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