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연구팀『유전자 조작 탄생 동물 빨리 늙는다』

  • 입력 1999년 5월 27일 19시 34분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동물은 정상적으로 태어난 동물보다 수명이 짧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스코틀랜드 제약회사 PPL의 연구팀은 27일 발행된 과학잡지 ‘네이처’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96년 탄생한 복제양 돌리가 다른 양들에 비해 빨리 늙고 노화에 따른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이날 연구팀의 알렌 콜먼박사가 “돌리가 현재 세살이지만 6년생 양으로부터 유전자를 물려 받아 조로(早老)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앨먼박사팀의 연구결과는 일부 과학자들이 지적하는 ‘세포에도 연령이 있기 때문에 복제동물의 경우 유전자를 준 동물의 나이만큼을 이미 살고 태어난 것과 같아 조기에 늙을 수 있다’는 생명복제의 부작용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이같은 주장에 따르면 현재 돌리의 생리적 나이는 9년생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 양의 평균 수명은 13년이다.

앨먼박사는 “돌리의 세포에서 추출한 크로모좀 중 남은 생명의 길이를 알 수 있는 텔로메라제라는 부분의 길이가 같은 연령의 다른 양보다 짧았다”고 설명했다.

텔로메라제는 세포 분열이 거듭될수록 길이가 짧아져 사람을 비롯한 모든 동물의 남은 생명의 길이를 알려주는 지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도 1월 ‘생명공학의 미래’라는 특집기사에서 중장년의 부부가 복제기술을 이용, 아이를 낳을 경우 태어난 아이와 부모가 신체적으로 늙는 정도가 비슷하게 되는 비극이 발생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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