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사례에서 알 수 있듯 페리 조정관의 방북에 대한 미국의 평가는 성공쪽으로 기울어 북한과의 협상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지를 갖게 된 것으로 정리된다. 뉴욕타임스지는 30일 “면담이 성사됐다면 동북아시아에 긴장완화의 계기가 조성됐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성사됐더라도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기 어려운 회의적 견해가 널리 퍼져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미언론들은 페리조정관 일행의 방북 사실을 보도하고 제국주의자나 침략자와 같은 표현을 쓰지 않은 점을 긍정적인 신호라고 해석했다.
일본도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30일 김정일이 페리조정관을 만나지 않은 것은 한미일 3국의 제안에 호의적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고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방중을 앞두고 중국을 자극할 염려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윌리엄 테일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은 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방북을 앞두고 한미일 3국이 정책을 조정한 것은 큰 성과”라며 “미국의 강경노선을 누그러뜨리고 협력에 소극적인 일본을 변화시킨 원동력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수완”이라고 말했다.
〈도쿄·워싱턴〓심규선·홍은택특파원〉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