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보고서]『헤지펀드 투기자본만은 아니다』

  • 입력 1999년 6월 1일 19시 00분


97년 아시아 금융위기를 증폭시켜 국제금융시장의 ‘문제아’로 지목받은 헤지(hedge)펀드. 시장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시장혼란을 증폭시키지만 모든 헤지펀드을 투기자본으로 간주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일 ‘헤지펀드의 세계’라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경제주체들이 헤지펀드에 대해 그릇된 선입견을 가지고 있으며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만으로 외환위기 같은 금융위기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다음은 보고서 골자.

▽헤지펀드 자산운용〓미국 금융투자용어사전은 ‘투자자를 고객으로 삼는 개인투자조합(partnership)’으로, 법률용어사전은 ‘투자대상에 대해 여러가지 위험회피 수단을 사용하는 뮤추얼펀드’로 규정하고 있다.

일반 뮤추얼펀드와 다른 점은 미국 증권당국에 등록할 의무가 없어 규제를 받지 않으며 차입(借入)을 한다는 점.

전세계적으로 3천∼6천개가 활동하고 있으며 순자산은 2천억∼4천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헤지펀드는 차입을 통해 유가증권을 사거나 증거금만 내놓고 신용으로 유가증권을 사기 때문에 투자의 방향과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 평균적으로 설립후 7년내 파산하며 퀀텀펀드 타이거펀드 등은 예외적으로 장수한 사례.

▽헤지펀드가 금융위기 주범?〓순자산보다 많은 유가증권을 사기 때문에 시장의 움직임에 쉽게 동요한다. 시장변동을 가속화해 혼란을 유발한다는 것.

전경련은 그러나 “헤지펀드의 투자전략은 금융기관의 고유자산 운용전략과 크게 다르다고 보기 어려우며 아시아 외환위기에는 외국은행들의 경쟁적 자금회수가 큰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투자은행 대부분이 헤지펀드와 거래하고 있어 유독 헤지펀드의 투기성만을 문제삼을 수 없다는 것.

전경련은 “따라서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는 과도한 ‘차입투자(leverage)’에 국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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