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지름이 수㎞에 달하는 소행성이 정지궤도 인공위성보다도 가까운 거리인 지상 3만㎞까지 지구에 접근할 것이라는 관측결과가 나온 것. 한국천문연구원은 미국의 매사추세츠공과대(MIT)와 공군천문대가 올 1월13일 공동 발견한 소행성(1999AN10)이 2027년 8월7일 지상 3만㎞ 상공까지 접근해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1일 발표했다.
지구로부터 3만㎞까지 접근하는 것은 지구∼달 거리인 38만㎞의 13분의1 정도로 방송 및 통신용 인공위성의 정지궤도인 3만6천㎞내외보다도 훨씬 가깝다. 소행성 1999AN10은 작년초 세계적으로 소행성 충돌 열풍을 몰고왔던 1997XF11 접근 거리의 10분의 1도 안되는 데다 이처럼 가까이 접근할 경우 지구의 중력에 의해 지구와 충돌할 수 있는 공전궤도로 바뀔 가능성이 있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99AN10의 크기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지름이 수㎞에 이를 것이며 1년9개월 주기로 태양을 공전하고 공전궤도는 지구의 궤도면과 약 40도 정도 기울어져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천문연구원의 김봉규박사는 “수㎞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 3만㎞가까이 접근하면 맨눈으로는 화성 정도의 밝기로 보이고 소형 천체망원경으로 보면 움직이는 생생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름이 수㎞에 달하는 1999AN10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면 그 위력은 히로시마에 투하됐던 원자탄 수천만개가 동시에 폭발하는 것과 맞먹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