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불침 항모’로 불리는 집권 골카르당이 강력한 조직을 바탕으로 재집권할 것인지, 야당인 민주투쟁당 등이 세몰이를 통해 제1당이 될 것인지에 대해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골카르당은 유세장에 청중의 돌세례가 쏟아지는 등 수세에 몰려 있다. 상당수 유권자가 이번 총선을 지난해 민주화 투쟁의 연장선상에서 대하면서 그간 수하르토의 독재체제가 남긴 잔재 척결에 소극적이었던 골카르당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 반면 야당의 선거유세는 축제 분위기라고 AFP 등이 전했다. 특히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가 이끄는 민주투쟁당과 아미엔 라이스가 이끄는 국민수권당의 인기가 높다.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골카르당은 지난달말 자카르타 등지에서 유세를 벌이다 청중들의 돌세례를 받았다. 또 바하루딘 유수프 하비비 현 대통령 출신주인 슐라웨시와 메단 발리 등지에서도 골카르 당기가 불태워지고 당사와 선거운동차량이 습격을 받았다. 지난달 29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골카르당 유세장에는 3천여명만 참석해 썰렁한 분위기였으며 지난달 24일 유세에서는 동원 청중이 약속한 금품을 달라며 시위를 벌이는 소동도 있었다. AP는 “골카르 당원들도 노란색당 유니폼 입기를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수하르토 일가가 1백50억달러를 부정축재했다는 지난달 타임지 보도도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비비대통령의 재수사 지시에 따라 물라디 법무장관 등은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등지를 방문, 비밀계좌가 있는지를 총선 전까지 확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선거결과에 대한 전망에서 영국 BBC방송은 1일 “민주투쟁당이 승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총선 후 단독정부를 구성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렇게 될 경우 인도네시아 정계는 선거후 이합집산이 극심할 전망이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야당의 세몰이에도 불구하고 지방조직이 강력한 골카르당이 대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한편 지난달 29일 아체주에서 이슬람국가건설을 주장하며 총선거부에 나선 무장 반군이 군경을 공격, 9명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군대가 투입되는 등 일부 지역에서는 혼란도 빚어지고 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